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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톱' 괴체, 바이에른의 메시 될까?
출처:코리아골닷컴|201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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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괴체가 제로톱으로 나선 2경기에서 연달아 골을 넣으며 펩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의 새로운 메시로 떠오르고 있다.괴체가 바이에른 공격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친정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56분경 최전방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와 교체 투입되어 제로톱을 수행한 그는 66분경 선제골을 넣으며 3-0 승리를 견인했다. 이어서 그는 제로톱으로 선발 출전한 CSKA 모스크바와의 챔피언스 리그 원정에서 55분경 팀의 2번째 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선사했다. 이에 힘입어 바이에른은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다 연승(10경기)을 달리며 새 역사를 쓸 수 있었다.

괴체의 2골은 모두 환상 그 자체였다. 도르트문트전에서 괴체는 토마스 뮐러의 강력한 크로스를 감각적인 왼발 볼 터치로 받아낸 이후 곧바로 반박자 빠른 오른발 아웃 프런트 킥으로 자신을 에워싼 도르트문트 수비수들 사이를 파고 드는 골을 성공시켰다. 슈팅 타이밍이 조금만 늦었거나, 그 각도가 아니었다면 골로 연결되지 않았을 장면이었다.

CSKA 모스크바전에서도 그는 마치 빙판 위를 미끄러 들어가듯 개인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 3명을 제치고 들어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마치 리오넬 메시를 연상시키는 골이었다.

괴체가 제로톱에서 2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는 점은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이번 시즌 완벽에 가까워 보이는 바이에른에게 있어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최전방에 있었다.

이번 시즌 과르디올라는 마리오 만주키치와 뮐러를 번갈아 가며 최전방에 배치했다. 이 중에서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최우선 초이스는 ‘진짜 9번‘ 만주키치였다. 만주키치는 이번 시즌 바이에른이 소화한 공식 대회 22경기 가운데 15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문제는 만주키치의 경우 경기 내용적인 측면에서 2% 부족했다는 데에 있다. 부정확한 패스로 인해 과르디올라 감독의 티키타카 전술에 녹아들지 못하는 단점을 노출했다는 데에 있다. 실제 만주키치의 이번 시즌 패스 성공률은 70.9%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다소 겉도는 인상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주키치를 중용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만주키치의 득점 생산력에 있었다. 비록 단 하나의 어시스트도 올리지 못했으나 분데스리가 13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으며 팀내 최다 골 득점자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바이에른이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승리를 거두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 2무가 바로 만주키치가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 허용한 것이었다.

만주키치가 빠진 경기들에서 제로톱 역할을 수행한 뮐러의 경우 경기 내용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만주키치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마무리에 있었다. 실제 뮐러는 제로톱으로 선발 출전한 4경기에서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그 유일한 골은 바로 맨체스터 시티 원정에서 넣은 것이었다.

반면 뮐러는 측면 미드필더 선발 출전한 10경기에서 무려 7골 5도움을 올리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선 8경기 5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중 3골 2도움이 4부 리그 팀 BSV 레덴과의 DFB 포칼 1라운드에서였다. 중앙에서보단 측면에서 훨씬 생산적이면서도 파괴력 있는 모습을 시즌 내내 보여주고 있는 뮐러이다.

이에 반해 괴체는 아직 표본이 2경기 밖에 되지 않지만(그마저도 한 경기는 교체 출전) 내용과 결과를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상대 역시 심리적인 압박감이 심했던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의 챔피언스 리그 10연승이라는 대기록이 걸려있었던 모스크바 원정이었다. 강팀들 상대로 제로톱에서의 경쟁력을 보여준 괴체이다.

괴체는 CSKA 모스크바전이 끝난 후 독일 스포츠 전문지 ‘키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오랜 기간 부상으로 결장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로 인해 난 그 동안 내 실력을 다 보여줄 수 없었으나 이제 100%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애초에 괴체가 도르트문트 팬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바이에른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과르디올라에 있었다. 실제 위르겐 클롭 도르트문트 감독은 괴체의 바이에른 이적에 대해 "괴체는 펩의 팬이었다. 그는 팹의 선수가 될 기회를 놓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괴체의 에이전트 폴커 슈트루트 역시 "돈 때문이었다면 맨체스터 시티나 아니면 다른 잉글랜드 구단으로 이적했을 것이다. 괴체가 바이에른을 선택한 건 스포츠적인 이유에 기인한다. 괴체는 펩이 원하는 선수였다"고 밝혔다.

괴체 역시 바이에른 입단 당시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펩은 대단한 지도자다. 난 그의 축구 철학을 이해한다. 바이에른 선수 모두가 펩의 지도를 받으며 발전할 것이다. 제로톱 역할은 최근 독일 대표팀에서도 맡아봤고, 유소년 시절에도 자주 소화한 바 있다. 바이에른에서 제로톱을 맡는 것도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달,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괴체는 놀라운 선수이다. 그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지능적이면서도 영리하다. 단지 그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다. 그는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 몇 경기만 더 뛰면 그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과르디올라는 CSKA 모스크바전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괴체가 뛰어난 플레이를 선보였다. 난 그와 함께 해 즐겁고, 그의 플레이를 보는 걸 좋아한다. 그는 매우 영리하고,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당장 과르디올라 감독이 괴체 제로톱을 플랜A로 내세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주키치가 원톱에서 결과물을 내고 있는 이상 그를 벤치로 내리는 건 어불성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만주키치에게 휴식이 필요하거나 부상 및 징계 등으로 인해 결장이 불가피할 경우 이젠 더이상 뮐러 제로톱이 아닌 괴체 제로톱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괴체가 뮐러보다 제로톱에 더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뮐러 스스로도 제로톱에서보다 측면에서 더 많은 득점 포인트를 양산해내고 있다. 게다가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 특성상 시즌이 거듭될 수록 제로톱 활용 빈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제로톱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독일 대표팀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아힘 뢰브 감독은 이미 지난 A매치 기간에서도 괴체를 두 경기 모두 제로톱으로 실험 가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탈리아전에선 시작부터 괴체 제로톱으로 나섰고, 잉글랜드전에선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막스 크루제를 56분경 시드니 샘으로 교체하면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던 괴체를 제로톱으로 전진 배치시켰다.

‘채널 The M‘에서 분데스리가를 중계하고 있는 송영주 해설위원은 "리오넬 메시는 2008년 여름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 2시즌 동안 각각 14, 10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과르디올라의 제로톱 하에서 중심으로 활약하면서 놀라운 파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현 괴체도 메시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잠재력과 창의성, 테크닉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그는 제로톱 하에서 득점뿐 아니라 경기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아직 메시에 비해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부족하고, 당장의 기량 자체도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그가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적인 지원 아래 메시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며 괴체 제로톱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괴체가 과르디올라 감독 하에서 바이에른과 독일의 새로운 메시로 성장할 수 있을 지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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