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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점 간파당한 김종규, 기술 늘어야 산다
- 출처:OSEN|201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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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를 한 번 뒤집어보겠다던 슈퍼루키 김종규(22, LG)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창원 LG는 23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홈팀 고양 오리온스를 62-59로 물리쳤다. 이로써 11승 6패가 된 LG는 모비스와 함께 공동 2위를 유지했다.
가장 빛난 선수는 4쿼터에 13점을 폭발시킨 문태종이었다. 그는 종료 41초를 남기고 쐐기 3점포를 터트리는 등 26점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그런데 전체 1순위 신인 김종규는 6점, 5리바운드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7cm의 신장과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한 김종규의 수비는 인상적이었다. 김종규는 4개의 블록슛을 작렬했다. 문제는 공격이었다. 최진수의 수비에 막힌 김종규는 골대에서 너무 먼 곳에서 공을 잡았다. 아직 스텝을 놓을 줄 모르는 김종규는 골밑으로 돌진하는 방법을 몰랐다. 먼 곳에서 점프슛을 쏘는 것이 고작이었다. 9개를 던진 2점슛 중 3개만 성공됐다. 2012년 올림픽 최종예선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최진수의 수비에 완전히 당했다.
김종규는 프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첫 선발로 투입됐던 지난 3일 SK전에서 20점, 9리바운드, 2블록슛에 덩크슛을 두 방이나 꽂았다. 그가 이대로 커준다면 신인왕은 물론 리그 MVP까지 넘볼 기세였다. 하지만 프로는 녹록치 않은 무대였다. 이후 7경기에서 김종규가 10점 이상을 넣은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했다. 최근 7경기서 김종규의 성적은 6.7점, 5.4리바운드, 0.9블록슛, 야투율 37%로 저조하다. 다른 신인이면 좋은 성적일지 몰라도 김종규이기에 부진하다.
김진 감독은 “(김)종규가 의욕이 넘치지만 상대 힘을 역이용하거나 스텝을 놓는 법을 모른다. 자세도 높다. 또 골밑에서 너무 급하다. 3초란 시간은 의외로 길다. (김)주성이나 (오)세근이처럼 더블팀을 유도한 후 외곽으로 빼주거나 컷인하는 선수에게 찔러주는 패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LG 코칭스태프는 김종규를 일 대 일로 지도하고 있다. ‘원석’을 ‘보석’으로 만들기 위한 가공단계인 셈. 김 감독은 “요즘 종규에게 포스트업과 페이스업 연습을 시키고 있다. 장기적 차원에서 따로 기술연습을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규도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아직 프로적응이 순조롭지는 않다.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형들이 찬스를 만들어줄 것이다. 아직 그런 부분이 안 맞는다. 대학교 때처럼 내 신체조건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는 힘들다. 골밑 기술이 많이 필요하다”고 시인했다.
단적인 장면이 있다. 지난 삼성전에서 김종규는 골밑에서 투핸드 덩크슛을 시도했다. 그런데 마이클 더니건의 블록슛에 제대로 가로막히는 굴욕을 당했다. 대학시절에는 이종현을 빼면 김종규의 덩크슛을 막아낸 선수가 없었다.
더니건에게 블록슛을 당하고 충격 받았냐는 질문에 김종규는 “그런 생각은 안 들었다. 그 전 게임에서 애런 헤인즈에게 인 유어 페이스(in your face) 덩크슛도 당했다. 외국선수들이 나보다 훨씬 운동능력이 좋다. 하지만 나도 기회가 생기면 헤인즈에게 갚아주겠다”며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현재 김종규는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이 과정을 이겨내야 프로무대에서 진정한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다. 신체조건이 뛰어난 김종규가 기술까지 장착한다면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격이다. 이는 내년 인천아시안게임과 세계농구월드컵 출전을 앞둔 국가대표팀에 큰 호재다. 김종규는 “부딪치다보면 어느 순간 느낌이 오면서 적응하게 될 것 같다.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끝까지 신인다운 패기를 잃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