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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가을야구, '담대' 류현진도 긴장했다
출처:OSEN|201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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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삼국시대 촉나라의 맹장 조운의 자는 자룡, 때문에 조자룡이라는 호칭이 더 유명하다. 유비와 조조가 한중을 놓고 다퉜을 때, 유비의 부하인 황충은 적의 포위공격에 빠진다. 그러자 조자룡은 수십명의 부하만으로 조조군을 놀라 달아나게 하는데, 이를 보고 유비는 ‘자룡은 온 몸이 담덩어리구나‘라고 감탄한다.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에 ‘온 몸이 담덩어리‘인 남자가 한 명 더 있으니 바로 류현진(26,LA 다저스)이다. 신인이던 2006년 류현진은 한화에서 은사 김인식 감독을 만나 표정관리와 평정심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게 된다. 이후 류현진은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법 없이 꿋꿋하게 투구를 한다. 온갖 국제대회에서 류현진이 가장 마지막을 책임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가서도 류현진의 ‘담대함‘은 여전했다. 최고의 무대에 섰음에도 오로지 표정은 하나 뿐, 매팅리 감독까지 "현진은 마인드콘트롤이 대단하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그렇게 한 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14승 8패 192이닝 평균자책점 3.00이라는 빼어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성적이 이를 말해준다. 올 시즌 류현진의 피안타율은 2할5푼2리, 하지만 주자가 나갔을 때는 2할2푼2푼8리까지 뚝 떨어진다. 게다가 만루 상황에서의 피안타율은 6푼7리에 불과한데 그나마도 시즌 최종전인 콜로라도와의 경깅서 올 시즌 처음으로 만루에서 안타를 하나 허용했을 뿐이다. 위기에서도 평정심을 갖고 던졌기에 류현진의 올 시즌 성적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류현진도 당연히 긴장을 한다. 정규시즌 최종등판 후 가진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진출 소감을 묻자 "첫 경기는 내가 나서지도 않는데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입에서 긴장이라는 단어를 듣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그럴만도 한 것이 류현진은 2007년 이후 년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하게 된다. 그것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다.

한국에서 류현진은 가장 믿을 수 있는 마지막 카드였다. 때문에 2008 베이징올림픽 결승, 2009 WBC,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결승 등 가장 중요한 경기에는 언제나 류현진이 있었다. 과연 류현진에게 가장 긴장된 경기는 언제였을까.

그는 "매 경기 모두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이제부터는 시즌이 아니다. 한 번 지면 끝이니까 지면 안 된다. 마지막 경기까지 모두 이긴다는 생각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도 인간이다. 당연히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류현진이 놀라운 점은 그러한 마음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야구인은 신인시절 류현진을 두고 "백전노장이 던지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는데 이러한 장점이 그를 메이저리그까지 끌고오는데 큰 역할을 차지했다. 류현진 역시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가을의 전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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