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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억 네이마르 총출동 브라질, 쫄 필요없다
- 출처:축구전문가 박문성|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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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역시 다 불렀다.
홍명보 감독이 4기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는 박주영(아스널)을 제외한 소집 가능한 전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이청용(볼튼) 손흥민(레버쿠젠) 김보경(카디프)부터 이명주(포항) 윤일록(서울) 박종우(부산)까지 유럽과 국내를 망라한 대표팀이다. 다음해 월드컵 유력 우승후보인 브라질(10월12일)과 아프리카의 복병 말리(10월15일) 평가전을 대비한 명단으로 ‘대표팀의 현재’를 가늠할 2연전이 될 것이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톱시드 팀은 브라질과 엇비슷한 전력을 갖고 있어 홍명보 체제의 본선 경쟁력을 살필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기성용(선덜랜드)의 복귀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전진 배치가 특히 눈에 띈다. 경기력으로 모든 걸 평가 받고 증명해 보여야 하는 기성용으로선 ‘본선에서 만날 만한’ 상대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어떠한 플레이를 펼쳐 보이느냐가 향후 대표팀 입지의 매우 중요한 잣대이자 분수령이 될 것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싸울 만한 강력한 홀딩 미드필더가 부족하단 지적을 받은 대표팀으로서도 기성용의 브라질전 경쟁력에 따라 향후 미드필더 자원과 전술 운용의 방향타가 달라질 수 있다. 하대성(서울) 자리에 들어간 기성용이 이명주, 박종우, 한국영(쇼난 벨마레) 등과 함께 어떠한 조합으로 홀딩은 물론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탈압박을 통한 공격 전개에 있어 실마리를 풀어줄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다. 미드필드 쪽에서의 패스 줄기 회복은 최근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이라 할 수 있는 전방 공격수들의 결정력 강화와 밀접하게 연결된 일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대표팀을 발표하면서 최전방 원톱 자원으로 지동원(선덜랜드) 한 명만을 선택했다. 김신욱(울산) 김동섭(성남) 조동건(수원)은 뽑히지 않았고 선발된 이근호(상주)는 세컨드 스트라이커나 윙포워드에 가까운 공격수다.
기성용의 승부수와 구자철 공격수 왜?
‘진격의 스트라이커’ 김신욱의 거듭한 대표팀 제외는 홍명보 감독의 전술 스타일과 연결된 일이다. 패스 앤드 무브의 계속된 연결과 움직임을 통한 빠른 공수 전개를 강조하는 홍명보 감독은 포스트플레이에 능한 피봇 공격수 김신욱 대신 1선과 2선, 측면까지도 넓게 움직일 수 있는 공격수들을 거듭해 점검하고 있다. 김신욱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홍명보 감독의 최전방 제1 선택 옵션과는 거리가 느껴진다. 홍명보 감독의 이번 선택의 포인트는 구자철이다. 홍명보 감독은 구자철을 공격수 포지션에 포함해 명단을 발표하면서 구자철을 공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9월10일 크로아티아전 때처럼 구자철을 공격 2선에서 뛰게 하거나 후반전과 같이 아예 최전방 공격 위치로 끌어올리는 등의 변화다. 이렇게 된다면 사실상 ‘폴스9’의 본격적인 실험이라 할 수 있는데 활로 찾기에 애를 태우고 있는 대표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제로톱 시스템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증폭될 것이다.
소집 가능한 풀전력을 다 끌어 모은 건 브라질 역시 마찬가지다. 네이마르, 다니 알베스(이상 바르셀로나) 헐크(제니트) 오스카, 하미레스, 다비드 루이스(이상 첼시) 루카스 모우라(파리생제르맹) 파울리뉴(토트넘), 구스타보(볼프스부르크),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 단테(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전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선수들을 죄다 불러 모은 브라질대표팀이다. 지난 6월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을 3-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우승한 주축 멤버가 고스란히 포함됐다. 컨페드컵 주력 선수 중엔 공격수 프레드(플루미넨세) 중앙 수비수 티아구 실바(파리생제르맹) 골키퍼 세자르(QPR)가 부상으로 제외된 것 말고는 컨페드컵 전체 엔트리 23명 중 15명이 포함된 최정예 멤버다. 9월7일 호주를 6-0으로 대파했을 당시 골을 넣은 조, 네이마르, 하미레스, 파투, 구스타보가 모두 포함됐을 정도로 최강팀이 한국에 온다.
한 판 미리 붙는 거 ‘쫄’ 필요 없다
이 중 단연 가장 뜨거운 시선을 모으는 주인공은 만21살의 나이에 자신의 시대를 예고한 ‘갓’ 네이마르다. 지난여름 5700만 유로(827억 원)의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산투스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네이마르는 컨페드컵을 통해 자신에 향하던 반신반의의 우려를 철저하게 불식시켰다. 연이은 환상 발리골이 아니더라도 네이마르에게 대회 MVP가 주어진 것에 이의를 제기할 무모한 사람은 없었다.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라 리가에서도 지난 라운드를 통해 데뷔 골을 넣는 등 하나 둘 네이마르의 시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특히 네이마르는 한국대표팀과 마찬가지로 고민을 안고 있는 브라질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부족의 고민을 해갈해줄 최적의 한 수라는 점에서 주목을 더한다. 호나우두, 아드리아누 등이 일찍 지고 조와 파투 등이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면서 한 때 올림피크 리옹에서 뛰었던 프레드에게 상당한 하중이 쏠려 있는 게 사실인 브라질대표팀 최전방의 현재이자 고민이다. 이번 명단에는 프레드마저 부상으로 제외, 네이마르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브라질대표팀이 화려하다고만 여기면 오판이다. 왕년의 브라질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백전노장 사령탑 스콜라리 감독과 페레이라 기술 고문이 힘을 합친 현 브라질대표팀은 여느 때 대표팀보다 헌신과 수비, 압박과 규율을 강조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컨페드컵에서 제외됐던 호나우지뉴(아틀레티코 미네이루)와 카카(AC밀란)가 이번에 또다시 제외된 것이나 수비력이 강력한 루카스 레이바가 2011년 11월 이후 대표팀 경기에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과 연결 지어 지켜볼 일이다. 루카스의 대표팀 복귀로 파울리뉴, 오스카, 하미레스, 루이스 구스타보, 에르나네스(라치오) 등 미드필드 주전 싸움만도 6파전인데 압박과 탈압박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스콜라리+페레이라 체제 셀레상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과 강점을 확인할 수 있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선수의 맨파워, 팀의 화학적 결합 어느 하나 약점 찾기가 쉽지 않은 브라질인 것이다.
우리로선 더없이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링에 오르기 전 연습 상대는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 너무 크게 무너져 기 죽는 걸 걱정하기도 하지만 고산지대의 적응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안 만날 상대면 모르겠지만 월드컵 본선 가면 피할 수 없는 상대의 레벨이다. 미리 기 죽거나 뒤늦게 움츠릴 것도 없다. 혹 누가 아는가, 12월6일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한국이 브라질과 한 조에 묶일지. 그냥 시원하게 한 판 미리 붙는 거 뭐 ‘쫄’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