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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감독 “웅이·훈이 나오면 뽑냐고?”
출처:점프볼|20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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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통령의 아들로 살아가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아직 천진난만한 모습이 역력하다.

2일 용산고등학교에서 허재 감독 부자(父子)를 만났다. 큰 아들 웅, 작은 아들 훈이 함께였다. 공교롭게도 삼부자 모두 용산고 출신이다.

부자는 농구인 가족이다. 아버지는 프로농구 전주 KCC 감독이고, 허웅은 연세대학교 농구부 2학년에 재학 중, 허훈은 용산고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부자가 서로 얼굴을 마주하기는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버지를 비롯해 두 아들들 모두 합숙 생활과 대회 참가로 인해 서로 얼굴 보기가 힘들다. 삼부자를 챙기는 건 부인 이미수 씨의 몫이다. 이날 함께 동행 한 이 씨는 요즘 아들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여념이 없다.

허 감독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아들에 대해 “처음엔 운동을 안 시키려고 했었다. 근데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봐온 모습이 아버지가 농구를 하는 모습이었으니까, 자연스럽게 농구를 시작한 것 같다. 힘든 부분이 많을 텐데도, 둘 다 의젓하게 잘 해주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허재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다. 소속팀 기아자동차의 전성시대를 이끌었고, 국가대표로서 활약한 무수한 경기 등, 오죽하면 그의 별명이 ‘농구대통령’이었을까.

그의 두 아들 모두 그런 아버지의 농구 유전자를 물려받은 듯하다. 큰 아들 허웅은 대학 강호 연세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탁월한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슈팅가드로서 아버지의 공격적인 모습을 물려받았다.

둘째 아들 허훈은 고교 최고의 포인트가드다. 경기를 읽는 시야와 득점력, 패스 능력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 경기를 읽는 능력이 탁월했던 아버지의 능력을 물려받았다.

허 감독은 아들들에게 자주 조언을 해주냐는 질문에 “골프로 따지면 원포인트 레슨 정도만 해주고 있다. 저마다 소속팀에 지도자가 있기 때문에, 내가 깊게 관여를 하면 아이들이 헷갈릴 수 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을 얘기한다. 경기를 할 때는 항상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얘기해준다”고 전했다.

이어 두 아들의 플레이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둘 다 기술적으로는 만족을 하고 있다. 큰 애는 슈팅가드인데, 좀 더 웨이트가 있어야 할 것 같고, 둘째는 슈팅가드 역할을 하는데, 키가 좀 더 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도 각자 현 위치에서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마냥 어리기만 했던 두 아들들도 어느덧 훌쩍 커 성인 무대 데뷔를 바라보고 있다. 허웅의 경우 2년 후면 KBL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프로 무대에서 아버지와 만나는 날도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그래서 물었다. 만약 아들들이 드래프트에 나오면 뽑을 생각이 있냐고.

이에 허 감독은 “아버지로서가 아니라 농구 선배로서 지도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순번에 맞게끔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들이라 더 위한다기 보다는, 우리 팀에 필요로 한다면 뽑아야 한다. 둘 다 현재 기량으로 자라준다면 1라운드에는 뽑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웅이는 중학교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해서, 다른 선수들보다는 좀 늦은 편인데, 경험이 쌓이면서 많이 좋아지고 있다. 훈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하다보니까 경기 운영이 다른 선수들보다는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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