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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 사태 경고, 팬 없으면 공멸해
- 출처:인터풋볼|20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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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일화의 안산 연고 이전설로 한국 축구계가 커다란 홍역을 맞이했었다. 한국축구가 가진 씁쓸한 단면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성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K리그 전체가 깊게 주시해야 할 일이다.
성남은 리그 우승 7회와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FIFA 클럽 월드컵 4위를 자랑하는 명문이다. 그럼에도 팬들에게 정작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다. 관중 동원력에서 수도권 라이벌인, 서울 수원은 물론 인천에 밀린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다. 명문팀은 단순한 성적이 아닌 많은 팬들의 사랑도 뒷받힘 되어야 하는데, 명문을 향해 달려가는 성남의 입장으로서 아킬레스건과 같았다.
그러한 꼬리표가 성남의 구단 존립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 모기업인 통일그룹이 구단 운영에 서서히 손을 때면서 스타 선수들을 사왔던 자금력은 꿈꾸지 못했고, 구단을 간신히 운영할 정도가 됐다. 통일그룹이 올해를 구단 지원의 마지막으로 삼으면서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까지 왔다. 성남 구단은 성남시민구단으로 전환을 시도했으나 성남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시민구단을 고려하고 있는 안산시와 접촉하게 됐다.
이를 지켜보는 성남 팬들은 분통이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14년 동안 지지했던 팀이 한 순간에 없어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성남 팬들은 이재명 성남시장에 탄원서를 넣으며 성남 시민구단으로 전환을 주장했으나 성남시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이대로 간다면 성남 일화라는 축구팀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라지게 될 수 있다.
만약 성남이 팬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는 인기구단이었으면 어땠을까? 성남시의 입장이 지금처럼 요지부동하며, 시민구단으로 전환을 거부했을 지 의문이다. 결국 모기업 지원이 끊기거나 지자체로 외면을 받으면 죽어가는 K리그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프로스포츠에서 팬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려줬다.
이는 성남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의 문제로 삼아야 한다. 기업구단을 비롯해 시도민구단도 제 2의 성남 사태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 우승이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팬이라도 더 끌어 모으는데 목숨을 걸어야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6라운드까지의 기준으로 평균 관중(9,717명)이 지난 2012년(7,068명)과 비교했을 때보다 29.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치이지만, 갈 길은 멀다. 아직 K리그 경기는 관중보다 텅텅 빈 관중석이 더 많아 보이며, 스폰서들이 몇 십억의 거액을 풀 정도의 매력을 갖추지 못했다.
팬심 확보는 구단 생존 확보의 열쇠다. 팬들이 많아야 수익이 증가하고,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커져 수준 높은 경기력을 이끌기도 한다. 또한 광고 효과로 인한 스폰서들의 적극적은 투자도 이끌 수 있다. 팬들의 증가는 모기업과 지자체의 지원에서 완전히 독립할 수 있고, 정기적인 수익을 보장하기에 흔들리지 않은 구단 운영이 가능하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2000년대 중반기까지 이어졌던 침체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매 경기 관중을 꽉 채우는 팬들의 열렬한 성원이 있었고, 입장 수익 증가로 인해 분데스리가는 유럽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재정상태를 보유하게 되었다.
K리그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구단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하지만, 선수들도 팬, 구단과의 동업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승리보다 최선을 다하고, 깨끗한 승부와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좋은 경기력 못지 않게 사소한 팬 서비스라도 해줄 수 있는 적극성도 펼칠 필요가 있다. 선수들의 연봉과 인기는 다 팬들에게서 나온 것을 인지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와 연맹도 행정적인 면에서 K리그 팀들이 잘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팬심을 떠나가게 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하고, 깨끗하면서 원활한 리그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주심 판정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성도 있다.
성남 연고 이전 논란은 성남을 사랑하는 이들은 물론 대한민국 축구계에 커다란 아픔이었다. 비오면 땅이 굳어지듯이 시련을 통해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축구계의 몫이다. 성남의 운명의 향방은 알 수 없으나 이번 사건으로 대한민국 프로축구가 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산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