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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앞에서'포스트 허재'증명한 '괴물' 김민구
출처:스포츠서울|201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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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허재‘가 허재를 삼켰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와 프로아마 최강전 첫 경기 내내 ‘형님‘들 사이를 휘저으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득점과 리바운드, 도움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경기 내용을 보였고, 재치 넘치는 플레이까지 더해 코트 안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2013 아시아 남자농구세계선수권에서 신들린 듯한 기량으로 한국에 16년 만의 농구 월드컵(전 세계선수권대회) 진출 티켓을 안긴 ‘구비브라이언트‘이자 유력한 ‘제2의 허재‘ 김민구(22·191㎝·경희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6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 징검다리 연휴였지만, 평일 낮 경기인데도, 많은 팬이 들어찼다. 개막 첫날 4908명의 관중에 이어 3324명이 무더운 여름날 체육관을 찾아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을 떠올렸다. 부모와 어린 자녀가 함께 온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많았으며, 데이트 코스로 농구장을 방문한 연인도 있었다. 시종일관 흥분하며 소리치던 청소년 팬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하나 같이 ‘피서‘를 기대하며 농구장을 찾은 눈치였고, 선수들의 플레이에 매료돼 호흡을 함께할 때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민구의 ‘쇼타임‘이 경기 초반부터 정신 없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김민구는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의 빼어난 경기력으로 높아진 팬들의 기대감을 일찌감치 충족시켰다. 8-8로 맞선 1쿼터 시작 3분여 만에 환상적인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으로 팬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강렬하게 몸을 푼 김민구는 기세를 몰아 곧바로 3점슛을 림에 꽂았고, 잠시 뒤 스틸에 이어 다시 한 번 3점포를 작렬하며 순식간에 8점을 몰아넣었다. 팬들은 김민구의 폭발적인 모습에 놀라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계속해서 이어진 그의 ‘쇼타임‘에 "우와!", "이야~", "진짜 대박이다!"를 연발했다. 사이드라인 밖으로 나가는 공을 상대 등에 맞춰 살려내는 등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까지 펼치자 팬들은 김민구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며 무척 즐거워했다. 결국 이 경기에서 ‘차세대 스타‘ 김민구는 꾸준히 코트 위를 종횡무진 누비며 팬들의 기대에 보답한 끝에 팀의 70-56의 대승을 이끌었다.

김민구는 1쿼터에서만 10득점, 3리바운드, 3도움을 기록했다. 2, 3쿼터에서도 김종규, 두경민 등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4쿼터 37분 9초를 뛰는 동안 3점슛 5개를 포함해 27득점 8리바운드 5도움 3스틸을 작성한 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필리핀에서 슛이 워낙 잘 들어가서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귀국해 학교에서 슛 연습을 많이 한 게 도움됐다"고 말했다. "상대가 프로 선배들이기 때문에 매 경기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야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4쿼터 종료 2분 31초를 남기고 관중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물러난 김민구는 이날 경기 내내 선수들의 경기력을 지적하며 굳은 표정으로 물러난 허 감독의 분위기와 무척 대조를 이룬 채 구단 버스를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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